
요셉이 드디어 형들에게 정체를 밝힙니다.
"나를 이리로 보낸 이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
과거의 상처를 하나님의 섭리로 재해석한 요셉의 고백을 통해 진정한 용서와 치유의 길을 묵상합니다.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것,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특히 나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사람 앞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복수하고 싶은 마음과 그리운 마음이 뒤섞여 속이 타들어가죠.
오늘 우리는 창세기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을 마주합니다.
냉철한 애굽 총리의 가면을 쓰고 형들을 시험하던 요셉이, 드디어 그 가면을 벗어던지고 무너져 내리는 순간입니다.
01. 통곡과 침묵의 대조

유다의 간절한 호소(44장)가 끝나자, 요셉은 더 이상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습니다.
모든 시종을 물러가게 한 뒤, 요셉은 참고 참았던 울음을 터뜨립니다.
"요셉이 큰 소리로 우니 애굽 사람에게 들리며..." (2절)
그 울음소리는 단순히 슬픔이 아니었습니다.
13년의 억울함, 가족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형들의 변화를 확인한 안도감이 뒤섞인 거대한 토해냄이었습니다.
"내가 요셉입니다! 아버지께서 아직 살아 계시니이까?"
요셉의 커밍아웃. 이 말을 들은 형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감동적인 포옹?
아닙니다.
성경은 형들이 "놀라서 대답하지 못했다(3절)"고 기록합니다.
죽은 줄 알았던 동생, 자신들이 팔아넘긴 그 아이가 천하를 호령하는 총리가 되어 눈앞에 있다니. 형들은 공포에 질려 입이 얼어버렸습니다.
02. 죄책감은 우리를 얼어붙게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죄책감의 무게'를 봅니다.
요셉은 사랑으로 다가갔지만, 형들은 두려움으로 뒷걸음질 칩니다.
죄를 지은 사람은 상대방의 호의조차 '심판'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죽었구나. 저 총리가 복수의 칼을 뽑겠구나."
과거의 잘못은 끈질기게 우리 발목을 잡습니다.
해결되지 않은 죄는 관계를 단절시키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눈을 가립니다.
이것이 죄인 된 우리의 연약한 모습입니다.
03. 팩트 위에 섭리를 입히다

하지만 요셉은 형들의 두려움을 '하나님의 섭리'로 덮어버립니다.
이 부분이 창세기의 클라이맥스이자, 오늘 우리가 붙잡아야 할 핵심입니다.
"당신들이 나를 이 곳에 팔았다고 해서 근심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이다." (5절)
"나를 이리로 보낸 이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 (8절)
요셉은 팩트를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당신들이 나를 팔았다"는 사실은 명확히 짚었습니다.
하지만 그 팩트 위에 '하나님의 해석'을 덧입혔습니다.
인간의 관점: 형들이 나를 죽이려 했고, 노예로 팔았다. (상처, 배신)
하나님의 관점: 기근에서 우리 가족을 살리기 위해, 하나님이 나를 먼저 파견하셨다. (사명, 섭리)
요셉의 위대함은 총리가 된 성공에 있지 않습니다.
자신의 고통스러운 과거를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재해석해낸 그 '믿음의 시선'에 있습니다.
04. 결론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살면서 억울한 일을 당하기도 하고, 깊은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라며 밤새 울기도 하죠.
하지만 오늘 요셉은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상처에 머물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당신의 아픔조차 사용하여 생명을 살리는 재료로 쓰십니다."
진정한 용서는 과거를 잊어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의 아픔을 하나님의 섭리로 재해석하는 능력입니다.
"그때 그 일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고, 누군가를 도울 수 있게 되었다"고 고백할 때, 상처는 '별'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요셉이 형들을 돌려보내며 했던 아주 현실적인 조언 하나를 기억합시다.
"당신들은 길에서 다투지 말라" (24절)
이미 용서받고 해결된 문제를 가지고 "너 때문이야" 하며 싸우지 마십시오.
은혜를 입은 자답게, 이제는 평안히 집으로 돌아가십시오.
05. 성경본문
개역개정
창세기 제 45 장
요셉이 형제들에게 자기를 밝히다
1 요셉이 시종하는 자들 앞에서 그 정을 억제하지 못하여 소리 질러 모든 사람을 자기에게서 물러가라 하고 그 형제들에게 자기를 알리니 그 때에 그와 함께 한 다른 사람이 없었더라
2 요셉이 큰 소리로 우니 애굽 사람에게 들리며 바로의 궁중에 들리더라
3 요셉이 그 형들에게 이르되 나는 요셉이라 내 아버지께서 아직 살아 계시니이까 형들이 그 앞에서 놀라서 대답하지 못하더라
4 요셉이 형들에게 이르되 내게로 가까이 오소서 그들이 가까이 가니 이르되 나는 당신들의 아우 요셉이니 당신들이 애굽에 판 자라
5 당신들이 나를 이 곳에 팔았다고 해서 근심하지 마소서 한탄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이다
6 이 땅에 이 년 동안 흉년이 들었으나 아직 오 년은 밭갈이도 못하고 추수도 못할지라
7 하나님이 큰 구원으로 당신들의 생명을 보존하고 당신들의 후손을 세상에 두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니
8 그런즉 나를 이리로 보낸 이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 하나님이 나를 바로에게 아버지로 삼으시고 그 온 집의 주로 삼으시며 애굽 온 땅의 통치자로 삼으셨나이다
9 당신들은 속히 아버지께로 올라가서 아뢰기를 아버지의 아들 요셉의 말에 하나님이 나를 애굽 전국의 주로 세우셨으니 지체 말고 내게로 내려오사
10 아버지의 아들들과 아버지의 손자들과 아버지의 양과 소와 모든 소유가 고센 땅에 머물며 나와 가깝게 하소서
11 흉년이 아직 다섯 해가 있으니 내가 거기서 아버지를 봉양하리이다 아버지와 아버지의 가족과 아버지께 속한 모든 사람에게 부족함이 없도록 하겠나이다 하더라고 전하소서
12 당신들의 눈과 내 아우 베냐민의 눈이 보는 바 당신들에게 이 말을 하는 것은 내 입이라
13 당신들은 내가 애굽에서 누리는 영화와 당신들이 본 모든 것을 다 내 아버지께 아뢰고 속히 모시고 내려오소서 하며
14 자기 아우 베냐민의 목을 안고 우니 베냐민도 요셉의 목을 안고 우니라
15 요셉이 또 형들과 입맞추며 안고 우니 형들이 그제서야 요셉과 말하니라
16 요셉의 형들이 왔다는 소문이 바로의 궁에 들리매 바로와 그의 신하들이 기뻐하고
17 바로는 요셉에게 이르되 네 형들에게 명령하기를 너희는 이렇게 하여 너희 양식을 싣고 가서 가나안 땅에 이르거든
18 너희 아버지와 너희 가족을 이끌고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에게 애굽의 좋은 땅을 주리니 너희가 나라의 기름진 것을 먹으리라
19 이제 명령을 받았으니 이렇게 하라 너희는 애굽 땅에서 수레를 가져다가 너희 자녀와 아내를 태우고 너희 아버지를 모셔 오라
20 또 너희의 기구를 아끼지 말라 온 애굽 땅의 좋은 것이 너희 것임이니라
21 이스라엘의 아들들이 그대로 할새 요셉이 바로의 명령대로 그들에게 수레를 주고 길 양식을 주며
22 또 그들에게 다 각기 옷 한 벌씩을 주되 베냐민에게는 은 삼백과 옷 다섯 벌을 주고
23 그가 또 이와 같이 그 아버지에게 보내되 수나귀 열 필에 애굽의 아름다운 물품을 실리고 암나귀 열 필에는 아버지에게 길에서 드릴 곡식과 떡과 양식을 실리고
24 이에 형들을 돌려보내며 그들에게 이르되 당신들은 길에서 다투지 말라 하였더라
25 그들이 애굽에서 올라와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서 아버지 야곱에게 이르러
26 알리어 이르되 요셉이 지금까지 살아 있어 애굽 땅 총리가 되었더이다 야곱이 그들의 말을 믿지 못하여 어리둥절 하더니
27 그들이 또 요셉이 자기들에게 부탁한 모든 말로 그에게 말하매 그들의 아버지 야곱은 요셉이 자기를 태우려고 보낸 수레를 보고서야 기운이 소생한지라
28 이스라엘이 이르되 족하도다 내 아들 요셉이 지금까지 살아 있으니 내가 죽기 전에 가서 그를 보리라 하니라
이제 멈춰있던 야곱의 시계가 다시 돌아갑니다.
"죽었던 아들 요셉이 살아있다!" 이 믿기 힘든 소식을 들은 아버지 야곱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다음 이야기, "족장의 마지막 여행 : 야곱, 기운을 차리고 애굽으로 향하다 (창세기 46장)"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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