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순절 31일차, 맹인 바디매오를 묵상합니다.
무한하신 하나님을 내 경험과 욕망의 상자에 가두려던 교만(낡은 부대)을 깨뜨리고(내면), 참된 생명의 빛을 만나 탕자를 기다리시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이웃을 향해 나아가는(외면) 십자가의 생명력을 나눕니다.
하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시공간을 초월하여 영원하시고 무한하시며, 불변하시는 창조주이십니다.
유한한 시공간 속에 갇혀 사는 인간의 머리로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거대한 존재입니다.
그런 하나님이 우리에게 자신을 보여주시기 위해, 친히 시공간을 뚫고 '완전한 사람'이신 예수 그리스도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무한하신 하나님을 자꾸만 내 유한한 경험과 감각의 상자 속에 가두려 합니다.
세상에서 살아오며 배운 약육강식의 경험, 내가 보고 싶은 것들만 투영하여 하나님을 다른 세상 종교의 우상처럼 취급합니다.
"내가 헌금을 내고 봉사를 했으니, 하나님은 당연히 내 사업을 성공시켜 주시고 내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주셔야지."
창조주를 내 얄팍한 욕망을 채워주는 자판기로 이용하려는 지독한 교만.
이 낡은 그릇(부대)을 깨뜨리지 않는 한, 우리는 결코 진짜 하나님을 만날 수 없습니다.
01. 성경본문
마가복음 10장
49 예수께서 머물러 서서 그를 부르라 하시니 그들이 그 맹인을 부르며 이르되 안심하고 일어나라 그가 너를 부르신다 하매
50 맹인이 겉옷을 내버리고 뛰어 일어나 예수께 나아오거늘
51 예수께서 말씀하여 이르시되 네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 맹인이 이르되 선생님이여 보기를 원하나이다
52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하시니 그가 곧 보게 되어 예수를 길에서 따르니라
02. 욕망의 근원을 묻는 질문

오늘 예수님은 길가에 앉은 맹인 바디매오에게 묻습니다.
"네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51절)?"
놀랍게도 이 질문은 불과 며칠 전, 예수님과 3년을 동행한 제자 야고보와 요한에게 던지셨던 질문(막 10:36)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습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두 그룹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지시며, "너희는 지금 진짜로 무엇을 바라고 있는가?"라는 우리 영혼의 밑바닥을 찌르십니다.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던 제자들은 과거의 얄팍한 세상 경험에 갇혀 "가장 높은 권력의 자리(우편과 좌편)"를 구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라는 무한하신 하나님을 이용해 세상의 왕이 되려는 '낡은 부대'였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어둠 속에 있기를 원했던 것입니다.
혹시 오늘 예수님이 우리에게 이 질문을 하신다면 나는 뭐라고 대답할까요?
나는 지금 하나님을 떠나 자시 스스로 하나님이 되겠다는 죄의 모습으로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닐까요?
아마 예수님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생각해 본다면 나의 본 모습을 알게 될 것입니다
03.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낡은 겉옷을 버리고 어둠을 탈출하다

그러나 맹인 바디매오의 바램은 달랐습니다.
"선생님이여, 보기를 원하나이다!" 그는 세상의 권력이나 몇 푼의 동전을 구하지 않았습니다.
생명의 빛이신 주님 그 자체를 바랐습니다.
그는 주님의 부르심을 듣자마자 "겉옷을 내버리고 뛰어 일어나(50절)" 나아갑니다.
바디매오에게 겉옷은 사람들의 동전을 받는 모금함이자 전 재산이요,
유일한 안전 기지였습니다.
그는 무한하신 하나님을 담기 위해, 자기를 보호해주던 세상의 낡은 겉옷(과거의 경험, 낡은 부대)을 미련 없이 길바닥에 내던졌습니다.
개혁주의신학에서는 이것을 생명력 있는 참된 믿음의 도약이라 부릅니다.
새 포도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담기 위해서는 과거의 욕망으로 찌든 내 낡은 부대를 찢어버려야 합니다.
내 삶의 주인 되신 하나님을 진짜로 원하며 그분께 나아갈 때, 우리는 비로소 오랜 어둠에서 탈출하여 영원한 생명의 빛을 보게 됩니다.
04. 무한하신 하나님을 깊이 만날 때 부어지는 '아버지의 마음'

낡은 겉옷을 던지고 주님을 깊이 만나 눈을 뜬 바디매오는 자기 집으로 가지 않고 "곧 길에서 예수를 따르니라(52절)"고 성경은 기록합니다.
무한하신 하나님을 내 상자에 가두지 않고 나의 주인으로 온전히 영접하여 깊이 만나면, 우리는 그 십자가의 길에서 놀라운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바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입니다.
집 나간 탕자가 돌아오기를 문밖에서 매일 서성이며 기다리시던 아비의 마음, 길 잃은 양 한 마리를 찾기 위해 가시에 찔리며 덤불을 헤치고 찾아오신 목자의 피 묻은 심장. 기독교의 섬김은 억지스러운 의무나 도덕이 아닙니다.
내가 만난 그 무한하신 하나님의 사랑과 아버지의 애통하는 마음이 내 안에 흘러넘쳐, 길 잃은 내 이웃을 향해 쏟아지는 찬란한 생명의 흘러감입니다.
05. 결론

여러분.
오늘 당신은 하나님을 내 그릇에 가두고 세상의 성공을 구하는 제자입니까, 아니면 낡은 겉옷을 버리고 하나님 그 자체를 바라는 바디매오입니까?
사순절 31일차, 내 낡은 부대를 찢어버리고 생명을 담기 위해 창의적이고 깊이 있는 수직/수평적 십자가를 실천해 보길 원합니다.
1. 나의 '바램(욕망)'의 밑바닥을 점검하는 침묵 기도:
오늘 5분간 하던 일을 멈추고 조용히 눈을 감으십시오.
그리고 주님이 "네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 물으신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주님, 나는 지금 무엇을 바라고 있습니까? 과거의 경험과 세상의 가치관으로 무한하신 주님을 내 낡은 그릇에 가두고, 나의 성공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려 했던 우상숭배를 회개합니다. 오늘 나의 이 낡은 겉옷을 벗어 던집니다. 내 어두운 눈을 열어, 주님 그 자체를 열망하게 하옵소서."
2. '탕자의 아버지, 잃어버린 양을 찾는 목자'의 마음으로 이웃 바라보기:
내 욕망의 겉옷을 던지고 하나님을 깊이 만났다면, 오늘 하루 사람들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바꿔 보십시오.
나에게 상처를 주거나 방황하는 가족, 직장 동료를 정죄하는 대신 조용히 기도하십시오.
"주님, 나를 찾아오셨던 그 가시덤불을 헤치는 목자의 마음, 탕자를 기다리시던 아버지의 마음을 내게 부어주옵소서." 오늘 그 아버지의 마음을 품고, 영적으로 어둠 속에 웅크려 있는 단 한 사람에게 다가가 따뜻한 문자 한 통이나 식사를 대접하며 주님의 온기를 전해주십시오.
하나님은 내 소원 수리 상자에 갇히실 분이 아닙니다.
내 낡은 상자를 깨뜨리고 주님의 무한하신 생명 속으로 뛰어들 때, 우리는 비로소 세상을 향해 탕자의 아버지가 되어주는 기적을 살게 됩니다.
P.S. 킹덤빌더즈: 낡은 그릇을 깨고 무한하신 아버지를 만나는 밤
내 경험과 한계 속에 하나님을 가두어 두고 응답이 없다고 절망하고 계셨다면, 당신의 낡은 겉옷을 찢고 무한하신 생명으로 찾아오시는 주님의 품으로 오십시오. 유튜브 채널 '킹덤빌더즈' 매일 밤 11시 30분, 내 얄팍한 욕망이 부서지고 잃어버린 영혼을 향한 '아버지의 마음'이 뜨겁게 부어지는 기적의 자리로 초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