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묵상 32일차] 교제 | 신을 이용하려는 타락, 그리고 창조의 원형을 회복하신 십자가 (막 12:28-31)

사순절 32일차, 가장 큰 계명을 묵상합니다. 하나님과 이웃을 나의 성공을 위해 '이용'하려 했던 타락한 본성을 십자가에 못 박고(내면), 십자가에서 완벽한 사랑을 이루신 주님의 생명과 연합하여 이웃과 참된 사랑의 교제를 나누는(외면) 본질의 회복을 나눕니다.
우리의 일상을 가만히 들여다보십시오. 우리는 사람을 만날 때 은연중에 '이 사람이 내 인생이나 사업에 도움이 될까?'를 계산합니다.
심지어 기도를 할 때도 "내가 이만큼 헌신하고 예배드렸으니, 하나님은 내 소원을 들어주셔야 합니다"라며 거래를 시도합니다.
위대한 신학자 어거스틴(Augustine)은 타락한 인간의 본질을 정확히 이렇게 꼬집었습니다.
"인간은 사랑하고 교제해야 할 대상(하나님, 이웃)을 나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고, 정작 다스려야 할 대상(돈, 권력)을 미치도록 '사랑'한다."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따먹은 이후, 인간은 피조물의 자리를 이탈하여 스스로 하나님(주인)이 되려 했습니다.
그 결과 내 주변의 모든 사람, 심지어 창조주 하나님마저 내 성공을 위한 수단과 도구로 전락시켜 버렸습니다.
사랑이 사라지고 '이용'만 남은 이 지독한 비극의 현장, 이것이 바로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세상입니다.
01. 성경본문
마가복음 12장
28 서기관 중 한 사람이 그들이 변론하는 것을 듣고 예수께서 잘 대답하신 줄을 알고 나아와 묻되 모든 계명 중에 첫째가 무엇이니이까
29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첫째는 이것이니 이스라엘아 들으라 주 곧 우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
30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
31 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
02.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님의 애타는 초대

이토록 병든 세상을 향해, 오늘 예수님은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위대한 본질을 선포하십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30-31절)."
예수님의 이 선언은 단지 훌륭한 도덕 강연이 아닙니다.
이것은 태초에 하나님이 인간을 지으셨던 목적, 즉 '창조의 원형'에 대한 선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종이나 기계로 만들지 않으시고, 완벽한 사랑을 나누는 '교제의 대상'으로 지으셨습니다.
창세기의 에덴동산부터 구약의 수많은 선지자들, 그리고 신약의 서신서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이 끊임없이 외치시는 메시지는 단 하나입니다.
"나를 이용하지 말고, 나와 교제하자. 사람을 밟고 올라서지 말고, 서로 사랑하라."
03. 613개의 율법, 하나님마저 통제하려 했던 종교적 위선

반면 성경이 짚어내는 종교 엘리트들의 위선은, 이 본질을 외면한 채 '수많은 종교 규칙을 만들어 스스로를 정당화하려는 태도'에 있습니다.
당시 서기관들은 율법을 613개로 쪼개어 철저히 지켰습니다.
그들은 왜 그토록 피곤한 종교 생활을 했을까요?
하나님과 마음을 나누는 전인적인 교제는 회피한 채, 지키기 만만한 규칙 몇 개를 완수함으로써 "나는 이만큼 의롭다"는 종교적 훈장을 달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들은 율법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하나님마저 자신들의 통제 아래 두고 이용하려 했던, 가장 끔찍한 영적 우상숭배자들이었습니다.
04. 요청이 아닌 성취, 십자가에서 피로 완성해 내신 두 가지 사랑

그렇다면 타락하여 '이용'하는 것에만 익숙한 우리가, 어떻게 이 거대한 사랑의 계명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 힘으로는 1%도 불가능합니다.
개혁주의신학에서는 십자가의 필연성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불가능한 숙제를 던져주고 감시하는 도덕 교사가 아닙니다.
도저히 사랑할 수 없는 우리를 대신하여, 친히 십자가에서 이 두 가지 사랑을 완벽하게 '성취'하신 구원자이십니다.
주님은 십자가에서 자신의 물과 피를 다 쏟아내심으로 하나님 아버지를 향한 '완벽한 순종과 사랑(수직)'을 증명하셨고, 동시에 자기를 찌르는 원수(이웃)들을 위해 생명을 내어주심으로 '완벽한 이웃 사랑(수평)'을 완성하셨습니다.
신앙은 내가 노력해서 사랑을 짜내는 것이 아닙니다.
십자가에서 완성된 그 압도적인 사랑이 내 죽은 심장에 수혈되어, 마침내 나도 하나님과 이웃을 목적 그 자체로 사랑하게 되는 눈부신 기적입니다.
05. 결론

여러분.
오늘 당신은 하나님과 이웃을 나의 성공을 위해 '이용'하고 계십니까, 아니면 십자가 안에서 참된 '사랑의 교제'를 나누고 계십니까?
사순절 32일차, 타락한 본성을 깨뜨리고 창조의 원형을 회복하기 위해 십자가를 일상에 실천해 보길 원합니다.
1. 하나님을 '이용'하려던 기도를 멈추고, '교제'의 묵상하기:
오늘 기도할 때, 무언가를 얻어내려는 요구 사항의 리스트를 모두 내려놓아 보십시오. 스스로 신이 되려 했던 타락한 본성을 회개하고, 오직 십자가를 바라보며 기도하십시오. "주님, 내 성공을 위해 율법과 신앙마저 이용하려 했던 교만을 십자가에 못 박습니다. 나를 위해 자신의 전부를 쏟아 두 계명을 완성하신 주님의 그 사랑 안으로 지금 들어갑니다. 오늘 내 영혼에 창조의 원형인 사랑의 교제를 회복시켜 주옵소서."
2. 이웃을 내 이익의 '도구'가 아닌, "하나님의 마음'으로 대우하기:
십자가의 사랑이 내 안을 채웠다면,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합니다. 오늘 직장이나 가정에서 만나는 사람을 '내게 득이 될까, 해가 될까?'라는 계산기로 평가하지 마십시오. "주님, 주님이 나를 도구가 아닌 생명 그 자체로 사랑하셨듯, 오늘 나도 저 사람을 이용하지 않고 존중하게 하옵소서." 오늘 대화 속에서 내 목적을 이루기 위해 상대를 조종하려는 말을 멈추고, 그저 묵묵히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는 온전한 사랑의 시간을 실천해 보십시오.
신앙은 수많은 규칙을 지켜내어 내 가치를 증명하는 피곤한 노동이 아닙니다. 십자가에서 완성된 사랑에 완전히 안겨, 하나님과 이웃을 향해 사랑의 호흡을 터뜨리는 가장 자유로운 생명의 교제입니다.
P.S. 킹덤빌더즈: 이용당하는 상처를 넘어, 온전한 교제로 들어가는 밤
사람들에게 수단으로 이용당해 상처받고, 이익을 좇느라 영혼이 메말라버리셨다면 당신을 도구가 아닌 목적 그 자체로 끌어안으시는 창조주의 품으로 오십시오.
유튜브 채널 '킹덤빌더즈' 매일 밤 11시 30분, 세상의 계산기가 부서지고 십자가의 완벽한 사랑의 교제가 회복되는 생명의 자리로 초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