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후서 12장 묵상] 다 줬는데 돌아오는 건 오해와 배신뿐인가요?

가족을 위해, 혹은 직장이나 교회 공동체를 위해 내 시간과 감정, 심지어 재정까지 아낌없이 쏟아부었는데, 정작 돌아오는 것이 "네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냐"는 차가운 오해나 배신이었던 적 없으신가요?
우리는 그럴 때 억울함과 배신감에 휩싸여 "다시는 아무것도 해주지 않겠다"며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그고 복수의 기회를 노리는 찌질한 보복 심리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조건 없는 사랑을 주었음에도 오히려 비난을 가해오는 이들을 향해, "너희를 위해서라면 내 영혼까지 기꺼이 내어주겠다"고 눈물로 호소하는 사도 바울의 부모 같은 마음을 통해, 내 이익을 채우기 위해 사랑마저 거래하려 했던 우리의 찌질함을 고린도후서 12장을 통해 정직하게 대면해 봅니다.
목차
02. 사랑을 기브 앤 테이크로 계산하며 쉽게 삐지는 찌질함
03. 대가를 바라지 않고 영혼을 위해 기꺼이 허비하는 부모의 사랑
04. 다윗 언약의 완성, 십자가의 통치로 세워지는 진짜 화평
01. 성경본문
고린도후서 12장
11 내가 어리석은 자가 되었으나 너희가 억지로 시킨 것이니 나는 너희에게 칭찬을 받아야 마땅하도다 내가 아무 것도 아니나 지극히 크다는 사도들보다 조금도 부족하지 아니하니라
12 사도의 표가 된 것은 내가 너희 가운데서 모든 참음과 2)표적과 기사와 능력을 행한 것이라
13 내 자신이 너희에게 폐를 끼치지 아니한 일 밖에 다른 교회보다 부족하게 한 것이 무엇이 있느냐 너희는 나의 이 공평하지 못한 것을 용서하라
14 보라 내가 이제 세 번째 너희에게 가기를 준비하였으나 너희에게 폐를 끼치지 아니하리라 내가 구하는 것은 너희의 재물이 아니요 오직 너희니라 어린 아이가 부모를 위하여 재물을 저축하는 것이 아니요 부모가 어린 아이를 위하여 하느니라
15 내가 너희 영혼을 위하여 크게 기뻐하므로 재물을 사용하고 또 내 자신까지도 내어 주리니 너희를 더욱 사랑할수록 나는 사랑을 덜 받겠느냐
16 하여간 어떤 이의 말이 내가 너희에게 짐을 지우지는 아니하였을지라도 교활한 자가 되어 너희를 속임수로 취하였다 하니
17 내가 너희에게 보낸 자 중에 누구로 너희의 이득을 취하더냐
18 내가 디도를 권하고 함께 한 형제를 보내었으니 디도가 너희의 이득을 취하더냐 우리가 동일한 성령으로 행하지 아니하더냐 동일한 보조로 하지 아니하더냐
19 너희는 이 때까지 우리가 자기 변명을 하는 줄로 생각하는구나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 앞에 말하노라 사랑하는 자들아 이 모든 것은 너희의 덕을 세우기 위함이니라
20 내가 갈 때에 너희를 내가 원하는 것과 같이 보지 못하고 또 내가 너희에게 너희가 원하지 않는 것과 같이 보일까 두려워하며 또 다툼과 시기와 분냄과 당 짓는 것과 비방과 수군거림과 거만함과 혼란이 있을까 두려워하고
21 또 내가 다시 갈 때에 내 하나님이 나를 너희 앞에서 낮추실까 두려워하고 또 내가 전에 죄를 지은 여러 사람의 그 행한 바 더러움과 음란함과 호색함을 회개하지 아니함 때문에 슬퍼할까 두려워하노라
02. 사랑을 기브 앤 테이크로 계산하며 쉽게 삐지는 찌질함

"내가 너희를 사랑할수록 너희는 나를 덜 사랑하느냐 이는 내가 너희의 재물을 구하는 것이 아니요 너희를 구하는 것이니라 자식이 부모를 위하여 재물을 저축하는 것이 아니요 부모가 자식을 위하여 하느니라" (고후 12:14-15)
고린도 교인들은 눈에 보이는 화려한 스펙을 들이밀며 군림하던 거짓 사도들에게는 영혼을 통째로 내어주면서도, 정작 아무런 대가 없이 자비량으로 복음을 전하며 사도의 표를 보여준 바울은 끊임없이 의심하고 깎아내렸습니다.
"바울은 우리에게 돈을 안 받는 척하면서, 결국 디도를 보내 뒤로 헌금을 뜯어내려는 교묘한 사기꾼"이라는 억측까지 일삼았습니다.
이것은 조금만 손해를 보거나 내 뜻대로 상대가 반응해 주지 않으면 즉각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는 우리의 찌질한 이기심입니다.
우리는 겉으로는 십자가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말하지만, 속으로는 철저히 고린도 시장바닥의 상인들처럼 계산기를 두드립니다.
내가 이만큼 베풀었으니 너도 이만큼 보답해야 한다는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의 법칙으로 사람을 조종하려 듭니다. 그 기대가 깨어지는 순간 억울해하며 "다시는 주나 봐라" 하고 쉽게 삐지고 돌아서는 나약하고 옹졸한 태도가 바로 우리의 솔직한 민낯입니다.
03. 대가를 바라지 않고 영혼을 위해 기꺼이 허비하는 부모의 사랑

"내가 너희 영혼을 위하여 크게 기뻐하므로 재물을 소비하고 또 내 자신까지도 내어 주리니" (고후 12:15)
배은망덕하게 반응하는 우리를 향해, 하나님은 "은혜도 모르는 놈들"이라며 외면하시지 않습니다.
바울은 자신을 사기꾼으로 모함하는 교인들을 향해 자식을 둔 '부모의 심정'을 끄집어냅니다.
자식은 부모를 오해하고 상처를 줄지언정, 진짜 부모는 자식에게 대가를 요구하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기꺼이 허비(엑스다파나오, ἐκδαπανάω)합니다.
존 칼빈(John Calvin)은 참된 목회자와 성도의 사랑은 상대방이 나를 알아주느냐에 따라 요동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 영혼의 구원과 유익만을 바라보며 자신을 통째로 쏟아붓는 부모의 내리사랑과 같아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내 이익을 지키기 위해 방어벽을 치는 자가 되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오히려 그 오해와 상처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기꺼이 자신을 다 던져 내어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하향성적인 사랑으로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04. 다윗 언약의 완성, 십자가의 통치로 세워지는 진짜 화평

바울이 고린도후서 12장의 대미를 장식하며 고백하는 이 눈물겨운 부모의 사랑은, 구속사를 관통하는 새 언약(카이네 디아데케, καινὴ διαθήκη)의 가장 찬란한 통치 방식입니다.
구약 시대 하나님은 다윗 언약을 통해 온 우주를 다스리는 영원한 '하나님 나라와 다스림'을 약속하셨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역사 속 왕들은 힘과 무력, 억압적인 법(모세 언약)으로 백성들을 굴복시키려다 처참한 분열과 멸망을 자초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신약에 이르러, 참된 다윗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에서 온몸을 찢어 영원한 속죄를 이루심으로 우리를 다스리기 시작하셨습니다.
오순절 성령의 내주하심을 통해 우리의 비좁고 상처투성이인 마음에 사랑과 화평의 새 마음(8복)을 새겨주셨습니다.
이로써 "너희는 내 백성이 되고,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리라"는 언약의 공식이 완성되었습니다. 새 언약 백성이 된 우리는 더 이상 세상의 힘의 원리로 남을 굴복시키거나, 내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담을 쌓는 노예가 아닙니다.
내 안에 왕으로 오신 성령의 다스림을 받으며, 분쟁과 시기와 분냄과 당 짓는 것(고후 12:20)과 같은 옛 장막의 잔재를 깨부수고, 하나님의 이름과 영광이 드러나도록 평화를 주도하는 진짜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05. 상처받을 자유를 선택하고 주도적으로 사랑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삶

"내가 다시 갈 때에 내 하나님이 나를 너희 앞에서 낮추실까 두려워하고 또 내가 전에 죄를 지은 여러 사람의 그 행한 바 더러움과 음란함과 호색함을 회개하지 아니함 때문에 슬퍼할까 두려워하노라" (고후 12:21)
바울은 고린도 교회의 더러움과 죄악 때문에 자신이 다시금 그들 앞에서 낮아지고 눈물 흘리며 슬퍼할 것(펜테오, πενθέω)을 두려워하면서도, 결코 그들을 포기하지 않고 3번째 방문을 준비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자유의지를 주신 이유는, 상처받기 싫어서 적당히 거리를 두고 수동적으로 나만 보호하라고 주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내게 주어진 자유의지의 운전대를 다시 한번 꽉 쥐고, 상대의 배신과 냉대에 주저앉아 앙심을 품으려는 찌질함을 주도적으로 끊어내야 합니다.
"나를 알아주든 그렇지 않든, 나는 십자가의 길을 가겠다"고 다짐하며 주도적으로 사랑하기를 선택해야 합니다.
사람들의 평가에 흔들리던 수동적인 삶을 거부하고, 그리스도의 대사로서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완수하기 위해 상처받을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것, 이 강인하고도 능동적인 사랑의 결단이야말로 사탄의 미움과 분열의 책동을 완벽하게 무너뜨리는 가장 강력한 영적 무기입니다.
06. 결론

내 계산에 맞지 않는다고 마음을 닫고 배신감에 몸부림치던 우리의 찌질함을 십자가 앞에 모두 못 박아야 합니다.
대가 없이 자신을 주셨던 예수님의 사랑을 묵상하며, 내게 주신 자유의지로 오해와 상처 속에서도 끝까지 화평을 이루며 영혼을 살리는 부모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 함께 조금 더 예수님 닮아가기 위해 일상에서 실천해 봅시다.
하나님을 향한 고백:
오늘 하루, 내가 베푼 사랑과 친절에 대해 상대방이 고마워하지 않거나 오히려 나를 오해했을 때 속으로 저주를 퍼붓고 삐졌던 찌질한 이기심을 회개합시다.
"주님, 자격 없는 나를 위해 독생자까지 아낌없이 다 허비해 주셨건만, 나는 얄팍한 계산기를 두드리며 내 자존심만 챙겼던 것을 용서하소서. 내 안에 성령의 새 마음을 주셨음을 믿고, 주를 기쁘시게 하기 위해 재정의 통제권과 감정의 통제권을 주님께 내어드리며 주도적으로 사랑하게 하옵소서."
이웃을 향한 실천:
오늘 하루, 내 정성과 사랑을 몰라주어 서운함과 미움이 싹텄던 그 사람을 떠올려 보십시오.
"저 인간이 먼저 사과하기 전에는 절대 국물도 없다"는 식의 찌질한 보복 심리를 차단하고, 그리스도의 대사로서 내가 먼저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는 작은 친절을 주도적으로 심어 보십시오.
따뜻한 음료 한 잔을 툭 건네며 "요즘 많이 고단해 보이는데 힘내라"고 먼저 손을 내미는 능동적인 용기를 발동해 보십시오.
내 체면과 계산기를 깨부수고 영혼의 회복만을 바라보며 다가가는 그 단단한 사랑의 결단이, 가정과 공동체의 썩어가는 상처를 치유하는 진짜 킹덤빌더의 일상입니다.
"내가 저 사람한테 어떻게 해줬는데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진짜 배은망덕한 인간이네!" 믿었던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거나, 진심을 담은 내 수고가 오해와 사기로 치부되어 억울함과 미움에 밤새 잠 못 들고 계시진 않나요?
세상은 너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똑같이 앙갚음하라고 부추기지만, 우리 주님은 당신이 십자가에서 아낌없이 소비되고 버려지는 듯한 그 억울함의 현장 속에서 가장 위대하고 거룩한 사랑의 기적을 빚어내십니다.
유튜브 채널 킹덤빌더즈 오늘 밤 11시 30분, 얄팍한 기브 앤 테이크의 계산기를 부숴버리고, 상처받을 위험을 뚫고 끝까지 사랑하는 참된 자유와 평안의 자리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