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 12장 묵상] 내게 주신 은사는 누구를 향해 흐르고 있나요?

"저 사람은 찬양 인도도 잘하고 말씀도 잘 전하는데, 나는 왜 이 모양일까?" 혹은 반대로 내 능력이 남보다 뛰어나다며 교만해진 적은 없으신가요? 고인 물은 결국 썩게 마련입니다. 내 손에 쥐어진 재능을 나의 스펙으로 쌓아두려 할 때, 그것은 누군가를 찌르는 무기가 됩니다. 은사를 통해 나를 통로 삼아 세상을 회복시키길 원하시는 하나님의 거대한 그림을 정직하게 직면해 봅니다.
목차
주일 예배 시간, 무대 위에서 멋지게 쓰임 받는 사람을 보면 마음 한구석이 묘하게 불편해집니다.
"하나님은 왜 저 사람에게만 저런 특별한 재능을 주셨지?"
반대로 내 직분이나 능력이 남들보다 돋보이면, 은근히 다른 지체들을 가르치려 들고 내 뜻대로 통제하려 합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학벌과 연봉을 비교하며 상처받던 그 찌질한 습성을 교회 안으로 그대로 끌고 들어옵니다.
내 은사가 작으면 열등감에 빠지고, 크면 남을 지배하려 드는 태도. 하나님의 선물을 이웃에게 흘려보내지 않고 내 영적 스펙으로 고이게 만들 때, 그 은사는 썩은 냄새를 풍기며 공동체를 병들게 합니다.
01. 성경본문
고린도전서
제 12 장
성령의 은사
1 형제들아 신령한 것에 대하여 나는 너희가 알지 못하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니
2 너희도 알거니와 너희가 이방인으로 있을 때에 말 못하는 우상에게로 끄는 그대로 끌려 갔느니라
3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알리노니 하나님의 영으로 말하는 자는 누구든지 예수를 저주할 자라 하지 아니하고 또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
4 은사는 여러 가지나 성령은 같고
5 직분은 여러 가지나 주는 같으며
6 또 사역은 여러 가지나 모든 것을 모든 사람 가운데서 이루시는 하나님은 같으니
7 각 사람에게 성령을 나타내심은 유익하게 하려 하심이라
8 어떤 사람에게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지혜의 말씀을, 어떤 사람에게는 같은 성령을 따라 지식의 말씀을,
9 다른 사람에게는 같은 성령으로 믿음을, 어떤 사람에게는 한 성령으로 병 고치는 은사를,
10 어떤 사람에게는 능력 행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예언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영들 분별함을, 다른 사람에게는 각종 방언 말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방언들 통역함을 주시나니
11 이 모든 일은 같은 한 성령이 행하사 그의 뜻대로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시는 것이니라
02. 은사마저 무기로 삼아 지배하려는 교만

"이 모든 일은 같은 한 성령이 행하사 그의 뜻대로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시는 것이니라" (고린도전서 12:11)
은사(카리스마, χάρισμα)라는 단어는 본래 '값없이 주어지는 은혜의 선물'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고린도 교회 성도들은 이 선물을 계급장으로 만들었습니다. 방언, 예언 같은 화려한 은사를 가진 사람들은 그것으로 타인을 지배하고 군림하려 했습니다.
C.S. 루이스(C.S. Lewis)는 인간의 이런 본성을 아주 예리하게 꼬집었습니다.
"교만은 본질적으로 경쟁적입니다. 교만은 무언가를 가지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남보다 '더' 가져야만 만족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은혜의 선물을 그저 감사함으로 '통과시키는 통로'가 되지 못하고, 그것을 소유하여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지독하게 타락한 본성을 가진 죄인들입니다.
03. 은사가 '통하여 흐르기'를 원하시는 하나님

"은사는 여러 가지나 성령은 같고 직분은 여러 가지나 주는 같으며 또 사역은 여러 가지나 모든 것을 모든 사람 가운데서 이루시는 하나님은 같으니" (고린도전서 12:4-6)
우리의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똑같은 모양으로 찍어내시는 분이 아닙니다.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완벽한 하나 됨 속에서도 각자의 고유함을 가지시듯, 우리에게도 저마다 다른 색깔과 모양의 은사를 허락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그 은사가 우리를 '통하여 흘러' 이기심으로 망가진 창조 세계를 하나님의 뜻대로 다시 회복하시기 위함입니다.
존 파이퍼(John Piper) 목사님의 고백처럼, "하나님은 우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은사)' 자체를 자랑할 때가 아니라, 그 선물을 주신 '하나님(Giver)' 안에서 온전히 만족할 때 가장 큰 영광을 받으십니다."
하나님은 내게 없는 능력을 보며 한숨짓거나, 있는 능력을 자랑하길 원치 않으십니다.
내게 주어진 것이 1달란트든 5달란트든, 그것이 이웃을 향해 시원하게 흘러가는 생수가 되기를 원하시는 사랑의 아버지이십니다.
04. 십자가에서 흘려보내신 새 하늘과 새 땅의 소망

"각 사람에게 성령을 나타내심은 유익하게 하려 하심이라" (고린도전서 12:7)
은사가 이웃을 향해 흘러가는 가장 완벽한 성취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창조주이신 예수님은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무한한 능력이 있으셨지만, 헨리 나우웬이 말한 '하향성'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자신의 신적 권위를 고집하지 않으시고, 우리의 모든 연약함과 비참함을 체휼(쉼파데오, συμπαθέω)하시며 가장 낮은 십자가 위에서 자신의 물과 피를 아낌없이 흘려보내셨습니다.
주님이 흘리신 그 보혈이 우리를 통과하여 이웃에게로, 그리고 세상으로 흘러갈 때 만물이 회복됩니다.
이 위대한 생명의 흐름은 결국 사망과 고통이 완전히 사라진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우리가 하나님 아버지와 영원히 함께 거하게 되는 그 찬란한 완성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은사를 나눈다는 것은 단순한 봉사가 아닙니다. 그것은 십자가의 은혜에 접붙임 당하여, 다가올 새 창조의 영광을 이 땅에 미리 끌어당겨 사는 구속사의 위대한 동역입니다.
05. 결론

내게 주신 은사는 나를 돋보이게 하는 트로피가 아니라,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나를 '통과하여 흘러가야 할' 생수입니다.
나를 지배하지 않으시고 기꺼이 생명을 흘려보내 주신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을 기억합시다.
우리 함께 조금 더 예수님 닮아가기 위해 일상에서 실천해 봅시다.
- 하나님을 향한 고백: 오늘 하루, 남의 능력을 질투하거나 내 능력을 믿고 교만했던 마음을 십자가 앞에 내어놓읍시다. "주님, 주님이 주신 선물을 고인 물로 만들어 남을 찌르는 무기로 썼던 저를 용서하소서. 십자가에서 흘리신 그 은혜가 나를 통과하여 온전히 이웃에게로 흐르는 깨끗한 통로가 되게 하옵소서."
- 이웃을 향한 실천: 오늘 하루, 내가 가진 아주 작은 '무엇(시간, 돈, 재능, 따뜻한 말 한마디)'을 나를 위해 쓰지 말고 누군가에게 대가 없이 흘려보내 보십시오. 지친 동료의 업무를 10분만 대신해 주거나, 가족에게 조건 없는 칭찬을 건네보십시오. 나의 작은 수고가 흘러가 누군가의 마음을 회복시키는 그 순간, 우리는 새 하늘과 새 땅의 기쁨을 오늘 이곳에서 누리게 될 것입니다.
"나는 재능도 없고 가진 것도 부족한데, 과연 내가 누군가를 살리는 통로가 될 수 있을까요?"
얇고 가느다란 팔다리로 무거운 왕관을 쓴 채 묵묵히 서 있는 킹덤빌더를 보십시오. 통로는 화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막히지 않고 비워져 있으면 됩니다.
주님은 당신의 능력이 아니라, 당신의 비워진 마음을 통해 세상을 회복시키는 생수를 흘려보내길 원하십니다.
유튜브 채널 '킹덤빌더즈' 오늘 밤 11시 30분, 내 힘을 빼고 십자가의 은혜가 막힘없이 흘러가는 거룩한 통로로 세워지는 자리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